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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행복하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방황의 추억

by 꽃띠 2015. 11.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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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글(추천,소개)은 잘 쓰지 않지만, 오늘 밤 포스팅은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느낌 그대로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에

내가 이틀째 묵고있는 이곳에 대해 쓰고자 한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시설이나 가격, 여행 정보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행객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남해 티라 게스트하우스.


내가 이곳에 묵게 된것은 어찌 보면 우연이다.

여느 여행객 처럼 나또한 남해에서 유명한 두 곳 (생각의 **, 올*)을 두고 고민 고민 하다가 도저히 고르지 못해

무슨 생각에선지 (아마 청개구리 심보로) 두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전화를 걸었다.

그 곳이 이 곳.


남해는 여행 전부터 가장 기대한 곳이자 다른 계획은 수시로 바꼈어도 절대 바뀌지 않았던 행선지기도 하다.

유일하게 여행 전부터 숙소를 고민했던 곳이기도 하고, 욕심을 부렸던 곳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뜬금없이 발동한 청개구리 심보에게 매우 고마울 따름이다.






가만히 누우면 저 멀리 남해 바다가 보이는 옥상도, 깔끔한 침대도 마음에 들지만

시설 이야기는 다른 블로거에게 맡기고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이곳 만의 따뜻한 여유, 그리고 주인 부부다.




타지에서 와서 자리 잡은지 일년도 되지 않았다는 사장 부부는 분명 선한 사람이다.

슬그머니 밤 먹걸리를 들고와 따라주는 소탈함, 가식없는 웃음, 아낌없는 배려는 감동 그 자체.


이 곳에서 나는 존중 받는 게스트가 된다. 이 부부의 귀한 손님이 된 느낌.


내가 게스트 하우스를 고르는 기준은 이렇다.

1. 깔끔함 2. 조용함 3. 가격


이번 여행에서 선택한 게스트하우스 중에 실패는 없었다. 들렀던 모든 곳이 좋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이곳은 덩달아 남해를 사랑하게 만드는, 이 공간 자체에 머무는 것이 즐겁게 만드는 곳이라는 점에서 최고였다.








버스를 오래 타고 돌아오는 길,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기 위해 저녁으로 라면을 사왔더니 사장님이 기꺼이 밥과 김치를 내어 주셨다.

맛좋은 반찬과 함께. 이 자체로 한 상이다. 전날엔 딱 내가 먹을 만큼의 과일을 주고 가며 꼭 먹어 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텃밭에서 땄다는 방울 토마토도 그릇 가득 내왔다.


시골집에 온 기분이다.




첫째날엔 거실에 벽난로를 피워 훈훈하게 해주더니 다음날엔 아예 옥상에 모닥불을 피웠다.

멀리 어둠 속에 반짝이는 (아마 남해바다 위 빛일) 불빛을 보며 막걸리를 기울이고 모닥불에 고구마도 구웠다.

따뜻하고 따뜻하고, 또 따뜻했다.


묻지않아도 내 속의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길냥이도 게스트-라며 도란도란 집 주변 길냥이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집을 만들어 주자는 결론을 내는 이 부부는 선하다.

선한 사람이 내뿜는 행복이 거부감없이 전염된다.





사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는 친절하다.

나는 많은 친절을 감사하게 받아왔다.


하지만 내가 굳이 이 곳에서 묵은 소감을 풀어 놓는 것은, 이 곳에서 느낀 색다른 행복감 때문이다.

여행에 지쳐 피곤하다 느꼈을 때, 나는 빨리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에서의 시간은 쉼 그자체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가 느낀 행복을, 남해를 찾은 많은 여행객들이 느끼길 바란다.

사장님은 손님이 너무 북적거려 본인들의 생활이 힘든것은 바라지 않으신다지만

나는 이곳이 비수기없이 바쁘게 돌아가길 바란다.

물론, 내가 이곳을 다시 찾을 때에는 좀 한적했으면 싶지만.



나만 알고 싶은 게스트하우스지만, 내가 떠난 뒤 더 많은 여행객이 이 곳에 머물기를.

그래서 이곳이 오래도록 남해의 쉴 곳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남해 여행을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하나 더.

옥상에서 보는 바다도 멋지지만, 밤에 꼭 하늘을 올려다 보시길.


밤 하늘에 별이 있다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인데, 그 반짝임이 어찌나 어색하고 경이로운지 나는 눈물이 흘렀다.

내 머리 위에 무엇이 빛나는지 알지 못하고 살아왔던 시간들.

사회생활 하느라 지친 마음, 인간 관계에서 받은 모든 상처가 깨끗이 씻겨 나가는 신비로운 경험을 이곳에서는 할 수 있다.




이 곳에 머무는 모든이들이 행복하기를.

티라도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

티라 게스트 하우스에만 있는 엄청난 매력 두가지 더 추천.

이것 때문이라도 무조건 여기 묵어야해!!!!! 싶은 매력.





1- 사장님이 모닥불(때로는 벽난로)에 구워주는 고구마  


꿀 안넣었는데 꿀맛 이란 이런것.

저녁밥 배부르게 먹고 거기다 막걸리까지 잔뜩 먹었는데도 꿀맛.

무조건. 이건 정말 사장님을 귀찮게 졸라서라도 해달라고 하길.








2- 해안선 도로 따라 자전거타고 일출 보기



어느 여행자의 추억이 묻어 있다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며 연신 '말도 안돼'를 외쳤다.

정말 말도 안되게 행복했던 순간.

자전거를 못탄다면 속성으로 배워서라도 꼭 봐야할 풍경이다.


티라게스트 하우스는 시끌시끌한 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적만만 있는 곳도 아니다.

이런 기회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면 너무나 외로웠을 것 같다.

여행 내내 갔던것, 봤던것 중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는 보석같은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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