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 또한 노동자다 -영화 '카트'

#、보고 쓰다

by 꽃띠 2014. 12. 7. 16:27

본문

 

 

 

 

 

누구의 이야기 일까

 

 

 

수당 한푼 못 받아도 잔업, 야근에 불평한마디 못하는 사람. 억울해도 '악'소리 한번 제대로 내보지 못하는 사람. '집에 급한일이 있어서' 칼퇴근 하고 나면 근무시간 안채운 것도 아닌데 괜시리 눈치 보이는 사람 ….

 

과연 누구의 이야기 일까.

아니,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은 누구일까.

 

 

 

주말 낮. 상영관에 앉아있는데 이제 막 수능을 끝낸 고등학생들이 줄지어 들어 온다.

수능을 끝낸 해방감이 얼굴 가득하다. 하긴, 그 시간에 영화관에 오는것 자체가 그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즐거웠겠는가.

 

그런 아이들을 보며

'이 중에 대부분이 앞으로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아는 애들은 얼마나 될까'

라는 씁쓸한 생각이 치고 올라온 것을 보면 내 심보도 참 곱지 못하다.

 

하지만 사실이다. 부당한 해고, 징계, 과중한 업무, 인격 모독과 굴욕, 그 모든 것을 참아낼 수 밖에 없는 노동자.

사실상 이 곳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별로 없다.

태어날 때부터 은수저 물고 태어나기가 어디 쉬운가.

비정규직만은 안될꺼라고? 비정규직이 되고 싶어서 되는 사람은 없다. 아르바이트, 인턴도 비정규직이며

정규직의 탈을 쓴 비정규직도 적지않다. 사실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누는 것 조차 의미없을 정도다.

 

영화 '카트' 포스팅에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라는 제목을 단 것도 이때문이다.

 

 

 

 

 

 

 

 

 

가난의 대물림 인가 희망인가

 

 

 

마트 계산원 염정아의 아들은 수학여행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시급 3700원의 노동.  수학여행비를 '턱'하고 받을 수 있었다면 하지 않았을 아르바이트.

나는 아들에게서 처음에는 가난의 대물림을, 뒤에는 희망을 보았다.

 

 

말이 나온 김에 묻겠다. 전국의 편의점 사장님들 혹시 이걸 아시는지.

2014년 최저임금은 5210원이다. 한달 뒤인 2015년 최저임금은 5580원.

 

지금으로부터 약 7년전인 2007년 즈음에 나도 세븐*레븐 이라는 편의점에서 1년여간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삼각김밥 등 물건을 한차례 받고 청소를 하면 됐다. 사실 딱히 바쁠것은 없는 시간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편한 시간대였던듯)

내가받은 시급은 3000원.  얼마전까지 집앞의 세*일*븐에서 알바를 했던 내 동생에게 물었다.

 

"시급이 얼마니?"

"4000원."

 

거기에다가 아르바이트 끝나고 계산 틀린 돈을 또 깐단다.

 

사장님들, 아르바이트생 월급 까고 덜줘서 살림살이좀 많이 나아 지셨습니까?

 

 

 

 

 

 

 

 

 

노동은 공짜가 아니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은 다 공기 덕분이라지만 숨 쉴때 마다 대가를 지불하는 사람은 없다.

호흡기를 차고 의료비를 지불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너무도 당연해서 너무도 가치없어 지는 것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노동도 비슷하다.

우리가 제공하는 노동이 결코 당연하거나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용자들이 시간(임금)외 노동을 강요한다.

그에대한 대우 (수당)를 요구하면 사용자는 그를 불편한 사람으로 인식한다.

 

뻔뻔한 노릇이다.

 

나는 노동운동은 잘 모른다. 노동법도 경제 원리도 잘 모른다.

다만,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야한다는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상식은 있다.

 

 

사회적으로 제법 박수받는 직업이어서, 월급을 많이 받아서, 명예가 있어서 당신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오만이고 자만이다.

 

 

 

 

 

다시, 영화 이야기

 

 

 

쓸데없는 이야기만 계속했다.

영화를 보고 바로 시작한 포스팅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마무리 하려니 횡설수설인 것 같기도 하고 ….

 

 

영화를 이야기 하자면 이렇다.

 

신파극이다. 말초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사회적인 약자 (비정규직)에 우리네 어머니를 덧입혀 놓으니 누가 울지 않으리오.

설득력도, 미학적인 영상도 그다지 없는 영화다. 유머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를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권한다.

이 땅의 노동자가 될 많은 인재들이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란다.

이런 일들이 이땅에 일어났었으며 지금도 카메라가 없는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고, 당신들의 대다수도 당할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기득권들이 불편해 할만한 영화가 계속 만들어 져야 하며 상영관에 오래 머물러야 하고 더 많은 관객들이 그러한 영상을 위해 기꺼이 표값을 지불해야 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뭉쳐있지 않으면 하루도 살아내기 힘든 약자이니까.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