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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이 없는 '양과자점 코안도르'

#、보고 쓰다

by 꽃띠 2015. 12. 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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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자점 코안도르 (2011)

감독:후카가와 요시히로

 

 

 

 

1. 오매불망, 나의 그대

 

한국 영화에 '알고보니 오누이, 바람난 남자에게 받은 상처를 딛고 성공!'의 내용이 있다면

일본 영화는 '야,이 바보! 나는 잘할 수 있다구우!'의 내용이 필수인듯. (오글)

 

양과자점 코안도르는 정혼자를 찾아 도시로온 시골여성 나츠메(아오이 유우)의 파티쉐 성장담을 그린 영화다.

어른들의 정혼만 믿고 무작정 남자를 찾아 도시로 온 나츠메는 그 남자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걸 알게 되지만

"그럼 파티쉐의 꿈은? 우리 같이 고향에 내려가 빵집을 열자!"는 진부한 이야기만 하다 차여버린다는 내용.

물론 중간중간 파티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있고

시골뜨기라고 무시했던 사람들이 점점 동료애를 느끼는 장면도 있고 …. 뭐 대충 그렇다.

'성장담'이라는 영화가 갖고 있을법한 모든 요소는 다 들어 있는 그런 영화다.

 

 

 

정혼자를 찾아온 여자가 차이고 실망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느끼는건데,

왜 도대체 어른들이 정한 정혼자들은 그렇게 한결같이 찌질한걸까.

밥은 안굶길 것 같다는 믿음 하나로 점찍었다고 보기에도 너무 양아치 같은 남자들이 많다는게 문제.

"그건 어른들의 생각이고! 나는 다른 사랑이 있어!"라는 이별 장면이 조금 더 멋질순 없을까?

왜 하나같이 그렇게 부모님을 원망하게 될 것 같은 찌질남들만 정혼자로 나오는거야. 헤어지기 아깝지 않으려고?

 

게다가 왜 다들 그렇게 잠수를 타는거니?

좀 더 예의있는 이별은 힘든거니?

 

 

 

 

 

 

2. 코안도르, 달콤함이 부족해

 

 

앞서 여러번 밝혔지만, 이런 영화에서 내가 기대하는건 '눈으로 즐기는 음식'이다.

아오이 유우대신 달콤한 파이와 케이크에 조금 더 필름을 할애해 줬으면 좋으련만

영화는 안타깝게도 아오이 유우의 납득 안가는 다짐(?)에 너무 많은 필름을 할애한다.

까맣게 타버린 크로와상이라도, 엉망으로 장식된 케이크라도 좀 더 보여주면 좋았을걸.

 

뭔가를 계속 오븐에서 꺼내고 손님들도 뭔가를 계속 맛보는데 나는 알 수가 없다.

저들이 맛보는게 뭘까- 상상하는것은 거의 추리물급.

 

달콤한 생크림에 달콤한 연애가 녹아있기를, 바삭한 페스츄리에 다부진 성장이 숨쉬기를 바란건 역시나 나의 욕심.

 

 

미안하지만, 아오이 유우 만으로 달콤함을 느끼기엔 나는 너무 정상적인 여성 관객이었나보다.

 

 

 

 

 

 

 

 

3. 기승전"빠가야로!"

 

영화든 소설이든, 일본 작품 특유의 밍밍한 맛을 나는 좋아한다.

지루할 정도로 기승전결이 없는, 커다란 머그잔에 커피믹스를 넣고 물을 가득 넣어 휘휘 저어 마시는 듯한 그 맛이 나는 좋다.

(물론 실제로 커피는 진하게 마시지만)

 

하지만, 성장담을 그린 일본 영화는 .. (대놓고 성장담이라고 홍보하는 영화는) 이제 보지 않기로 했다.

 

 

.... 간지럽다..

 

 

90년대를 강타했던 '인생극장'의 이휘재가 "그래 결심했어!"라고 하는듯한

주인공의 "나는 할수있어!" 다짐은 ... 정말로 간지럽다.

귀에서 '빠바밤 빠바밤 빠바밤 밤바라밤'하는 인생극장 bgm이 맴돌면서 도저히 집중이 안된다.

 

좌충우돌 사고뭉치가 길어야 2시간인 러닝타임동안 성장하는 것은 역시나 너무 쾌속성장이라 그런걸까.

어짜피 충분히 트레이닝 하기에 부족한 시간 다부진 의지를 보여주는데 집중하기로 한듯한 내용은

아아.. 미안하다, 간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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