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쉐프] 맛집은 없고 고집만 남았다

#、보고 쓰다

by 꽃띠 2015. 12. 15. 15:11

본문

 

 

 

 

 

쉐프 (2013/다니엘 코헨)

 

 

 

 

1. 너의 잔소리가 들려

 

영화는 주인공 '자키'가 직장에서 쫓겨나는 모습부터 시작한다.

고지식하고 고집 센 그는 사람들이 '본인들의 편의에 따라' 음식을 먹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잔소리 하고 강요하고 싸워대는 탓에 4주동안 4번째 해고를 당하고 만다.

곧 태어날 딸아이를 위해, 그는 돈을 벌어야 하지만 넘치는 열정 때문에 그가 좋아하는 요리를 통한 돈벌이는 요원하다.

 

한편, 유명한 요리사 알렉상드르는 미슐랭 '별 세개'짜리 레스토랑을 이끌 정도로 실력있는 요리사지만 돈벌이가 우선인 사장의 눈에는

'올드하기만한' 요리사일 뿐이다.

게다가, 마치 짠듯이 한번에 사표를 제출한 주방 보조들 때문에 일손까지 부족한 상황.

때마침 우연히 자키의 요리를 맛 본 알렉상드로는 자키를 주방 보조로 채용하고 함께 봄 신메뉴 만들기에 나선다.

 

 

 

먼저, 주인공 자키를 보자.

영화 설명에 따르면 그는 '고지식한 요리 천재'다.

고지식하다 못해 극단적인 그는 고기 굽기부터 곁들일 와인까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먹던 접시도 빼앗아 버릴 정도다.

그러면서 본인이 얼마나 많은 요리의 레시피를 외웠는지를 자랑한다.

 

...뭐 이런 .. 넌씨눈이...?

 

고집도 작작 부려야지 앞뒤 상황 없이, 배려없이 나는 옳고, 너는 틀려!를 강요하는 주인공.

영화 시작부터 속이 답답해 찬물을 들이켰다.

주인공의 고집은 장인정신 이라기 보다 눈치없고 개념없는 생떼로 보여 영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다.

 

게다가 '유명한 쉐프의 레시피 수백가지를 외우고 있다'라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 요리사라니.

요리사야, 요리 블로거야?

 

 

 

 

2.  요리 좀 보여줘.

 

제목이 '쉐프'인데 눈이 즐겁고 배가 고파지는 요리의 향연을 기대한건 내 잘못인가..?

제목이 '요리'여야 했나..?

 

영화에서 그나마 자세히 나오는 화학실험으로 만든 큐브(분자요리)로는 나의 식탐이 충족되지 않는다.

영화 내내 '올드' 하다고 비난받는 진짜 요리로 당장 나를 즐겁게 해달란 말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뭐 점심 시간 내내 진열장 음식 모형만 보고 돌아선 기분.

 

나는 캐릭터 설명과 주인공의 상황 설명이 부족한 영화의 불친절을  음식에 시간을 할애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믿었는데..

분자요리에 할애할거라면 친절하기나 하라고!!

 

각자 자존심 강한 두 요리사가 갈등을 빚는것도, 서로 이해해 가는 것도, 각자 개인사의 갈등을 풀어가는 것도

너무 휘리릭 지나가서 공감할 시간이 없다.

어? 했는데 싸움나고 아? 했는데 사랑에 빠지는 .. 광속 스토리.

이러니 개그를 쳐도 웃기질 않고 감동을 주려해도 찡하질 않지.

 

 

 

 

 

 

 

3. 실사판 라따뚜이를 보았네

 

영화를 보는 내내 애니메이션 '라따뚜이'가 생각났다.

 

요리를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요리사가 갑자기 어마어마한 요리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모든이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으면서 해피앤딩!

 

애니로 볼땐 즐거웠는데 .. 이거 또 사람이 이러니까 답답할 뿐이구나 ... ㅠㅠ

 

간만에 '레옹'을 만난것은 즐거웠다. 어린시절 반할만큼 멋졌던 그 킬러는 이제는 좀 두툼한 아저씨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멋졌어. :-)

 

 

 

음식, 요리 영화로 기분을 달래보겠다는건 욕심인가..

요즘 찾아 보는 요리 영화마다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ㅠㅠ 이 영화는 그중에서도 워스트 순위에 드는 작품..

말 안하려고 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다음에는 더 나빴던 영화 이야기를 해봐야 겠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