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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벽장 속 귀요미들

#、보고 쓰다

by 꽃띠 2015. 11. 2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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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 (2001)

 

애니메이션, 특히 이런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보는 것 자체로 힐링이다.

힘들 때 잔잔한 영화를 찾는 것과 같은 이유로 나는 애니메이션을 본다.

정교한 그림에 쫀쫀한 스토리가 있는, 실사 영화 못지않은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가만 보기만해도 녹아내리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주는 즐거움이란... 후하..

 

 

 

 

 

 

 

아이들의 비명 소리를 모아 에너지를 만드는 몬스터 주식회사.

몬스터들은 깊은 밤 벽장속에서 뛰어 나와 아이들을 울린다.

늦은밤 뜬금없이(어른들 눈에는) 울어대는 아이들의 잠투정을 저렇게 깜찍하게 표현하다니!

이렇게 사랑스러운 영화가 있나 >_<

 

나이를 먹어도 나는 여전히 겁이 많다. 크고나면,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지만 나는 여전히 .. 귀신이 무섭다.

어린시절 내 벽장 속에서도 귀신이 튀어나왔던 걸까..?

한적한 골목,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는 늘 공포가 꿈틀거린다. 애써 시선을 피하고 숨 죽여봐도 어쩐지 그 속의 무언가는 계속 날 노려보는 느낌이다.

가끔 나는 내 공포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도대체 나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준 것이 무엇이냔 말이다!

그것이 벽장속 몬스터들이었다면, 그래서 그 몬스터들을 지금 만난다면

 

"뭐야, 너무해 깜짝 놀랐잖아!" 하면서 깔깔깔 웃을 수 있을 것 같은데 :)

몬스터 입장에선 자존심 좀 상하려나?

 

 

 

 

이 귀여운 벽장속 몬스터는 날카로운 이빨, 거친 손, 우람한 어깨를 가지고도 아이들을 해칠 생각이 전혀 없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겁을 주기는 커녕 사랑스럽게 자는 아이를 지켜볼 줄 아는 이 귀요미 ♥

(물론 몬스터주식회사 겁주기 우수 사원이지만. 그건 비지니스로 해주자.... )

 

사람은, 내가 남들보다 강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타고난 것이든 노력을 통해 얻은 것이든

남을 겁주고, 위협하고, 깔아 뭉개기에 쉽게 이용한다.

누군가 나를 보고 겁을 먹는것에 쾌락을 느끼는 '몬스터'들이 즐비한 세상이다.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로 요즘 잠들지 못하는 밤이 늘어간다.

영화를 보면서, 몬스터들이 아이들의 벽장에서만 나오는 것은 잠들지 못하는 어른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내 한숨소리에 벽장 속에서 나오지 못하는 몬스터가 있다면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너도 힘들지?"하면서 어깨를 토닥토닥 해줘야지 (ㅋㅋ)

그리고 그 보슬보슬한 털뭉치 속에 폭 안겨 편안하게 잠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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