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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면 잠수 타는 남자친구

#、愛

by 꽃띠 2017. 6.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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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애의 온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까다로운 내 이상형에 80% 부합하는 자상하고 따뜻하고 어른스러운 사람.

대화가 잘 통하고 취향이 비슷했으며 함께 있으면 즐거웠다. 적당한 긴장감과 적당한 편안함을 주는 그가 좋았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나는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고

외로운 마음에 여러 소개팅을 했지만 정말 갑자기 눈 앞에 좋은 사람이 나타나자 덜컥 겁이났다.

난 아직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인데, 나한테 실망할까 두려웠다.

이전의 연애에서, 나는 오랜 기다림과 지독한 다툼으로 지쳐있었다. 다신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하는 연애는 하기 싫었다.

전남친도 분명 좋은 사람이었지만, 다신 그런 사람 못 만날 것 처럼 좋은 점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결정적인 한두가지가 나를 너무 힘들게했기에 끝나버린 연애였다.

 

 - 나는 사소한 것에서도 도망가고 싶어져요.

 

라고 말하자 그는, 어디로 도망가든 잡아준다고 말했다.

 

그말이 좋아서 그와 연애를 시작했다.

 

 

 

 

 

만나보니 그는 생각보다 더 다정한 사람이었다.

충분한 애정표현과 날 다독이는 말들이 편안했다.

 

-회의 다녀올게요, 사랑해요.

 

그말이 너무 좋았다. 연락과 애정이 비례한다고 믿는 나지만, 저 말 한마디면 몇시간쯤 연락없는 것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

 

연애 초반에는, 내가 봐도 너무 피곤하겠다 싶을 정도로 애정을 표현해줬다.

안다. 그는 충분히 나에게 잘 해줬고 그것이 오래가기엔 너무 피곤하다는걸. 하지만, 너무 금방 식어버리는게 싫었다.

오래만나고 싶은 사람이기에 속도조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고작 한두달만에 그는 눈에띄게 속도조절 중이었다.

 

서운함.

 

 

서운함이 쌓이고 쌓여 투정이 됐고 짜증이 됐다. 충분히 지금도 자상한데, 하지만 전 같지 않은게 싫었다.

얼토당토 않은 투정도 다 받아줄 것 같던 그는 내가 화를 내면 침묵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픈것 조차, 그냥 감기조차 자기가 잘못한것 같을거라던 그가 ..

연락하지마, 짜증나.   라고 하면 정말 연락이 안왔다.

몇시간이고 연락이 오지 않는 그가 야속했다.

 

외로움이 싫어 연애를 시작했는데 외로웠다. 화를 내기 전에 그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그가 언제까지 나를 달래주기만 할 수 없다는거 머리로는 알지만,

 

그런게 아니야 여전히 니가 좋아.

라는 말이 듣고 싶었다.

 

시간을 갖는건 나한테 헤어지자는 의미라고, 당신의 침묵에 난 상처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을 갖길 바랐고 침묵했다.

자신의 한마디가 날 더 화나게 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침묵이, 나를 방치하는 그 시간이 날 더 화나게 한다는걸 왜 모를까.

 

눈물을 무기삼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우는데 전혀 미동도 없는 것도 서운했다.

싸우면 눈물이 났지만, 울기 싫었다. 어짜피 달래주지도 않는걸. 나만 우스워 지지 .. 하는 생각 때문에 더 화가났다.

 

난 그에게 더이상 소중하지 않은걸까..?

 

나랑 헤어지고 싶어서 이러는거냐고 물으면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소중하지 않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울며 불며 소리를 질러도 ..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시간동안 나는 계속 외로워졌고 이 모든게 내가 그를 너무 좋아해서 생긴 일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내 마음을 다 퍼줘도 그보다 더 큰 애정을 돌려줄것 같았던 그가

내가 화만 내면 입을 닫는다.

난, 그 앞에서 화를 내면 안되는 걸까. 서운한 투정도 부리지 않아야 사랑받을 수 있는걸까.

 

 

 

 

늦은 연락이 서운한게 아니었다. 드문드문 오는 연락 사이에서 나에대한 관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게 서운했다.

그는, 상황 설명을 할 상황이 이미 아니었다고 했지만 아니었다. 내 투정은, 바빠도 좋으니 설명해 달라고,

드문드문 오는 연락 사이에서도 날 생각하고 있다는걸 보여달라는 뜻이었다.

 

나의 잦은 투정이 이사람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는건, 내가 그를 지치게 만들었다는 뜻이겠지.

지치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로인해 행복하길 바랐는데

 

 

내게 좋은사람이 되고 싶다- 고 말해주는 그가 좋았다.

좋은 사람이어서 이미 완벽한 사람이어서 그를 좋아한게 아니다.

내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 말이 좋아서 그를 좋아했다.

 

난 여전히 그 옆에 있고 싶은데 ..

삼일째 싸움이 계속된다. 엊그제는 하루종일 문자 한통 없었고 내 전화도 받지 않았다.

어제는 바쁘다며 내가 울고 있는데 전화를 끊었다.

 

상처받았다. 그는 더이상 날 돌봐주기 싫은걸까.

일과 나중에 하나만 택하라는게 아니다.

 

회의다녀 올게요, 사랑해요.

라고 말해주던 그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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