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이땅의 끝에 서다
이 땅의 끝, 해남에 섰다.별다를 것 없던 파도도, 바람도, 바위도 특별해 보였다. 이 땅의 끝. 최남단, 해남. 끝.마지막. 지금의 나에게 '끝'이란 참 잔인한 단어다. 더이상 발 디딜 곳 없는 벼랑에 와있다고 느꼈었다.그래서 짐을 싸서 떠났고, 나는 지금 '토말'에 서있다. 그런데 막상 정말 '끝'에 서고 나니 이것도 나쁘지 않단 생각이 든다. 눈 앞에 저렇게 많은 섬이 있는데, 끝이면 어떤가. 벼랑이면 어떤가. 이 길이 아니면 안돼-라고 생각했던 20대 초반의 나는 마지막인 것 같은 순간마다 무너졌고 두려웠다.공포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제자리에서 떨기만 했다. 누가 먼저 손 내밀어 줄 때까지. 20대 후반의 나는 마지막인 것 같은 순간이 여전히 무섭고 떨리지만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
#、방황의 추억
2015. 11. 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