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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꺼야

#、읽고 쓰다

by 꽃띠 2009. 9. 2.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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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언뜻 이별에 대한 내용 일 것이라 예상되는 책 이지만
이 책은 어느날 갑자기 실직을 하게된 방송(라디오) 작가 '생선'이 미국으로 떠났던
8개월간의 여행 이야기다.




작가의 닉네임인 생선은 눈꺼플이 없어 물속에서도, 죽을때도 절대 눈을 감지않는 '생선'처럼
자신도 절대 눈을감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절대 눈을 감지 않는 생선.
어떤 두려움도 눈 뜨고 맞서겠다는 뜻일까?




분명 여행은 나를 떨리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활력소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
특히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곧 "해방"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는 (적어도 나는) 쉽게 떠나지 못한다.
돈, 시간, 직장 기타 등등의 당연하고도 무거운 이유때문에.

생선은 말한다.
길은 언제나 우리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떠나는 건 우리의 진심이야.
돈, 시간 그리고 미래 따위를 생각하면 우린 아무데도 갈 수가 없어
  
라고 (83p)

자동차 한대로 미국을 횡단하는 동안 생각 처럼 즐겁고 행복하고 자유롭지만은 않았으리라.

수 없이 그를 흔들었을 외로움과 두려움 또한 여행의 값진 동반자로 만든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는 나를 이방인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좋다.
나를 낯설게 보는 사람들 틈에서 굳이 비집고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좋다.
쉽게 한국어를 알아 듣는 사람이 없어서 더듬 더듬 몸으로 단어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도
지도 한장으로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상황도 좋다.
 (간판 따위 전혀 읽을 수 없어서 세븐일레븐이 무척 반가운 그런)
그래서 여행이 좋다.
이따금 이유 없이 두근두근 하고 마음에 바람이 슝 하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때
그 때를 나는 "여행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항상 조금만 더 시간이 나면 조금만 더 저금을 하면 떠나야지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했다.
만약 내가 그 처럼 당연시 여기던 길이 없어진다면, 그래서 의도치 않던 시간이 생긴다면
나도 그 처럼 다 두고 떠날 수 있을까?

그런 용기가 나에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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