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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06. 플래너 없이 결혼하기-반지 원정대

#、살다

by 꽃띠 2024. 3. 1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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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J라 자부했지만 결혼 시장에서는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는 걸 깨달은 나.
반지 역시 그러하다 (...) 


'한번 둘러보고 결정하지'라는 가벼운 마음에서 '지금 당장!!!!!!!!!!!'의 상태가 되는건 어렵지 않았다.
결혼식 5개월 전 반지 '둘러보러' 갔다가 많은 상담사 분들을 당황시켰다. (보통 1년 전에 맞춘다고.)

나의 웨딩링 조건은 이 것.

1. 결혼식 전에 손에 받을 수 있을 것.
2. 습관적으로 반지를 빼는 우리 커플 성격상 결혼 반지도 그럴 것이 뻔하므로-착용감이 좋을 것.
3. 흔하지 않은 디자인.

보통 웨딩링을 사는 곳은 백화점/종로/청담 이렇게 나뉘는데, 종로라고 하면 샵인샵을 많이들 떠올리겠지만 막상 검색해보면 그 안에서도 가성비 있는 제품을 파는 곳과 (효성 주얼리 시티, 나르샤 등) 나름 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곳 (제이버튼, 아크레도 등) 그리고 자체 공방을 운영하는 디자인 샵 등으로 나뉜다. 

내가 상담 받은 곳은 
1. 백화점 - 쇼파드, 쇼메, 아크레도 (롯데 에비뉴엘)
2. 종로 - 제이버튼, 나르샤 주얼리, 소린 주얼리, 소울공방

이다. 적고 보니 뭐 그럭저럭인 것 같지만 웨딩링 상담이 보통 1시간 이상이다 보니 쉽지 않았다. ^_ㅠ 

처음엔 멋모르고 다녔는데, 일단 예산 책정/본인 스타일과 업체 스타일 비교를 통해서 상담 업체를 줄이는게 중요하지 싶다. 나는 다니다 보니까 확실히 좁혀져서 몇군데 예약을 취소하고, 집중해서 결정했다. 

상담 받은 순서로 웨딩링 상담 후기 고. (사진 찍지 말라는 곳은 안 찍음)


 

1. 쇼파드  (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기대도 안 했던 아이스 큐브가 생각보다 너무 예뻤다. 역시 악세사리는 무조건 해봐야 하는게 진리. 
특히 손가락 굵은 남자친구 손에 너-무 예뻐서 마지막까지 고민이 많았으나, 이틀사이 무려 13%나 인상된 가격에 주저할 수 밖에 없었다. 인상 하루 전 긴 고민으로 패닉 직전까지 갔지만, '아른 거리면 돈 더 주고라도 사자'며 마음을 다스렸다. 

결국 구매하지 않았지만, 아이스큐브 목걸이는 살다가 나를 칭찬하고 싶을 때 사볼 생각이다. 직접 보니 정말 예뻤음.
견적은 미디움 두 쌍으로 6백만원 대 초반.
(남자친구 호 수가 커서 추가금이 높았음/인상 전 가격/인상 후(2024.3.4)엔 600만 원 대 중후반) 

2. 쇼메   (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이제서야 반지를 사러 온 우리를 거의 비웃듯(?) 했다. 
내 마음속 1순위는 리앙이었는데, 나는 그런 응대를 받는게 너무 현실 감각이 없어서 (아니 이렇게 대충 응대를 한다고?) 불쾌한 것도 몰랐는데, 남자친구는 매우 불쾌했다고 했다. 
직접 껴보니 리앙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마음에 쏙 드는 정도는 아니었고, 결혼식 전까지 반지가 나올 확률은 매우 낮다고 하니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나와 남친 모두 리앙 4mm 로즈골드, 나는 다이아 있는 것 남친은 없는 것으로 견적은 5백만 원대 중반.
사이즈가 늘어 난다고 돈이 추가되지 않아서 손가락이 두꺼운 분들은 쇼파드 보다는 소메가 괜찮을 듯. 

3. 아크레도   (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처음 웨딩링을 준비하려고 할 때 '어떤 디자인이든 커스텀이 가능한 독일 브랜드'까지만 알고 있었다. 
굳이 가볼 생각은 없었는데 마침 롯백에 매장이 있어서 상담을 받아봤다. 
디자인이 다양한 것이 장점이지만, 바꿔 말하면 시그니쳐 디자인이 없다. 
독일 브랜드인 것을 강조하지만, 그게 엄청 장점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다. 
뭐랄까, 디자인은 종로인데 가격은 백화점 브랜드? 

제작 기간이 4개월로 다른 백화점 브랜드 보다 (그나마) 짧았고 커스텀이 중요한 사람은 선택해 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또한 백화점 입점 브랜드이기 때문에 웨딩 마일리지 적립도 가능하다. 
But, 그 정도 커스텀은 종로에서도 가능하다는 것과 당시 나를 응대하는 직원의 아리송한 태도 
(제가 백화점 상품권 사용 같은건, 특별히 연결해드리려고 했죠~ / 지금 하시면 제가 특별히 이런 이런 혜택을 드리려고 한건데, 안 하신 다면 뭐...) 가 구매욕구를 확 떨어트렸다. 

심지어 내가 고른 모델은 커스텀 불가. 
내가 받은 견적은 18K 시그니처 베이지 골드로 4백만 원대 중반. 여긴 디자인이 워낙에 다양해서 예산에 따른 선택의 폭은 다른 백화점 브랜드보다는 넓으니 무조건 직접 상담 받아 봐야 한다. 


4. 제이버튼
퇴근 후 저녁, 겨우 상담을 잡고 갔는데 '한 번 둘러나 보자'고 들어갔다가 다이아 사고 나왔다. (..응..?) 
다이아 구매 후기는 다음에 하고, 
내가 생각했던 종로 매장의 이미지를 바꿔준 곳이다. 
사실 그동안은 예물을 하러 와본적이 없어서 종로는 '가성비'로만 인식했는데 오히려 백화점보다 예물 상담 다운 상담을 받았다. 
다이아와 웨딩링 상담을 받았는데, 이 곳도 자신들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있지만 사실 어딘가 비슷비슷한 느낌. 
그래서 웨딩링은 구매하지 않았지만 추천해주는 다이아 반지와 목걸이의 디자인에 홀딱 빠져서 계약해 버렸다. 

정말 상담해 주는 사람이 중요함을 느꼈다. 
내가 상담받은 분은 추천해 주는 센스가 좋아서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을 잘 가져다 주셨고, 옆에서 다른 커플을 상담해 주시는 분은 목소리가 커서 본의아니게 조금씩 듣게 됐는데 내가 아크레도에서 느꼈던 묘한 이질감 (내가 특별히... 지금 안 하면 당신 손해...)이 계속 들게 말을 하더라. 그 분께 상담 받았으면 나도 계약 안 했을듯. 

내 취향을 물어봐주고, 그에 따라 추천해주는 물건을 고를 수 있어서 좋았다. 이건 다른 종로 매장들도 비슷할테니 (나처럼) 특정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종로가 정말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 
구매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최종 후보에 오른 반지는 1부 다이아가 하나씩 박힌 디자인으로, 14K 로즈골드 견적은 200만 원 대.

5. 나르샤 주얼리
내가 상담 받은 곳 중 가장 '가성비'를 중심에 두고 예약한 매장이다. 
자체 디자인도 있고, 사입 디자인도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백화점 브랜드는 물론 아크레도 디자인과도 비슷한 반지들의 구입이 가능하다. 실버 주얼리 셋트, 아크릴 액자, 혼주 귀걸이 등 혜택도 풍성. 

내가 고른 디자인의 견적은 14K 로즈골드, 참깨 다이아 각 3-4개 디자인으로 실버 주얼리 셋트, 혼주 귀걸이 등을 안 받는 조건으로 170만 원 대. 나쁘지는 않았으나 흔한 디자인이 싫었던 나는 종로 어디서든 살 (수 있을 가능성이 큰)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아 패스. 가격이 가장 중요한 커플이라면 상담도 잘 해주시고 디자인도 다양하니 추천한다. 

 

6. 소린 주얼리 
위 업체들의 상담을 받고 드디어 내 취향을 깨달은 나. 소린과 소울 두 곳을 예약했다.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는 반드시 계약한다. 만약 이번에도 결정하지 못하면 그냥 금 가락지로 강행한다'는 굳은 마음으로 상담에 임했다. 

근데 이게 웬걸, 너무 이쁜게 아닌가. 내 마음이 바껴서 그런건지, 내 취향에 눈을 떠서 그런건지 정말 너무 예뻤다. 
소린은 홈페이지에서 가격과 디자인을 확인하고 갈 수 있는데 신기한게 홈페이지에서 콕콕 찝은 것들이 실제로 가서도 눈에 들어왔다. 이 이야기도 다음에 하기로 하고.

소린 주얼리는 종로에 있지만, 사입 제품을 가성비 있게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다름의 디자인으로 자신의 브랜드 색깔이 분명한 곳이다. '자연스러운 화려함'을 좋아하는 내 취향을 정통으로 저격하는 디자인을 최종 선택했다. 
홈페이지에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고, 할인의 폭이 크지 않다는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사라 이사님께 상담을 받았는데 정말 친절하게 상담해 주셨고, 나와 남자친구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추천해 주시는 것도 좋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취향 저격 당함. 견적은 2백만 원 대 후반.

 

7. 소울 주얼리
박빙이었다. 정말 정말 정말 길 위에서 정말 많이 고민했다. 
내가 최종 선택은 하지 않았지만, 웨딩링 투어를 하는 분들께 가장 추천하고 싶은 업체다. 
가성비+가심비 모두를 만족시키는 브랜드. 
일단, 수작업으로 만든다는 자부심이 강했고 그 말대로 반지마다 컨셉이 분명했으며 이야기가 담긴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난 가드링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귀찮아서) 여기는 가드링 마저도 너무 예뻤다. 

다만, 나는 핸드메이드 느낌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이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최종 계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릴리 (...) 
남자 반지도 예쁘고 가드링도 예쁘다. 자세히 보면 저 안에 꽃잎을 표현한 섬세함. 
반지를 선택할 때 나는 '남자 반지가 이쁜 것'도 중요했는데, 여자 반지야 어지간 하면 예쁘지만 남자들 손에 어울리면서 결혼반지 느낌이 나는 것이 많지 않다. 릴리는 예쁨. 

이 곳은 반지 호수가 늘어단다고 추가금을 받지도 않았고, 나중에 세공비만 내면 디자인을 바꿔 주고 호수를 늘이거나 줄이는 등의 모든 것이 가능하단다. 자체 공방이 있기에 가능한 일. 
무슨 취향이든, 여기는 꼭 웨딩링 투어 리스트에 넣으시길 추천한다. 

 

최종 계약한 두 업체의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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