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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05. 플래너 없이 결혼하기-셀프 청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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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띠 2024. 3. 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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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터 10까지 내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 성격이 결혼준비에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청첩장 샘플을 받았는데 영 맘에 드는 게 없는거다. 
나는 엽서형이 1순위, 아니어도 한 번만 접는 형태를 원했는데 요즘은 대부분 3단 접기식이었다.
이게 너무 불필요해 보였고, 맘에 쏙 드는 모양도 없는데 대충 맘에 드는 디자인에 이름만 바꿔 돌리는 게 내키지 않았다.

남들이 '저렴하게 하는게 최고다' 하던 청첩장, 

제가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1. 샘플 제작

남자친구는 엽서형이 싫다했다. 성의없어 보인다고. 
하지만 설득을 위해 엽서형 디자인을 시작했고, 인쇄 전 울 엄마한테 죄송 컷트.

어른들이 싫으시면 할 수 없지 ^_ㅠ

어쩔 수 없이 (?) 한 번 접는 형태로 다시 제작, 이 과정에서 수십장의 디자인을 새로 하느라 지친 나는 
'아 몰라 일단 뽑아봐' 상태에 이르게 된다. 

먼저 원하는 크기를 정하고 (나는 작게 하고 싶었음) 
반 접은 형태를 생각해서 디자인을 했는데, 사진은 넣기 싫었고 특별히 디자인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라 별다른 창의성도 없는 나는 일러스트를 의뢰해서 맡겼다. 

나름 그림체 다른 세 작가에게 의뢰해서 그 중 내 맘에 가장 드는 것을 넣었다. 
(남자친구는 싫어했지만 참고만 함 ^^)

인쇄는 많은 업체가 있는 것 같았지만, 그냥 대중적인 성원애드피아로 했다. 
가격 비교나 다른건 안 해봤고 그냥 맡기고 찾는게 얼마나 편한가만 생각함.

운전 하면서 줄기차게 듣던 '모든 인쇄 가능한! 성원 애드 피아~'에 내 평생 오게될 일이 있을 줄이야 (...) 

택배도 기다리기 싫어서 충무로점 픽업으로 주문. 다행히 울 회사가 4호선 이므로. 4호선 8번 출구로 나와서 몇 발만 걸으면 바로 보인다.
샘플이기 때문에 후작업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디지털 인쇄->8장 (최소) 으로 맡겼다. 
성원 애드피아 사용법은 다른 블로그들이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패스하고, 

인쇄 맡기는게 처음인 비 전문가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파일 올리기였는데 다른건 어찌저찌 하겠는데 파일이 하나 밖에 안 올라가서 1차 당황. 다른 블로그를 보니 파일을 따로 따로 올린게 있길래, 앞장 뒷장을 따로 주문 넣어야 하는 건가보다-해서 앞장 뒷장을 따로 결재했다가 전화 받음 ... ^^ 

다행히 담당자님이 하나 취소해 주시고 앞뒤로 하나로 인쇄해 주셨다. 엄청 답답하셨을듯;; 

원하는 파일은 zip으로 압축해 업로드 하면 됩니다.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쓰여 있으니 블로그 찾지 말고 그거 보고 하는게 젤 정확하고 쉬움.

종이를 뭘로 해야할지 감이 안 와서 두가지로 뽑아 봤다. 
접는 형태로 최종 할거지만 친구들에게 돌릴 용으로 엽서형을 하나 더 만들고 띤또렌또(접는형)와, 랑데뷰(엽서형)로 종이를 다르게 해봤다. 종이가 g가 높을 수록 고급지다는데, 접는건 또 너무 두꺼우면 안 된다더라. 

머리로 이해가 안 될땐 돈과 노동을 더하면 될 일이다. ^^ 

띤또렌또 250g, 랑데뷰 240g으로 숫자로는 별 차이는 없어 보였는데, 띤또렌또가 훨씬 두툼하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랑데뷰로 할 거면 310g 정도는 해야될 것 같다. 하지만 310g은 접는 형태가 어려울지도..? 

엽서형은 계좌번호와 혼주 이름도 빼고, 간단한 인삿말과 약도만 넣고 아래 공간을 두어 친구들에게 두,세줄의 짧은 말을 적어 돌릴 예정이다. 

 

2. 최종 제작 

200*150mm로 접으면 가로가 100mm인데, 너무 작을까 싶었는데, 나는 괜찮을 것 같았고 남친도 OK해서 크기는 그대로 통과.  색은 계절에 맡게 파랑으로 변경.

후작업은 앞면에 박-무광 은박을 추가했고, 오시를 추가했다. 

오시는 반 접기 쉽게 선 그어주는 것(?) 아예 접어주는 접지도 있는데, 사부작하기 좋아하는 나는 그리고 남 못믿는(?) 나는

내가 접는게 더 정교할줄 알고... 오시만 맡겼는데 살짝 후회했다. 이유는 아래에.

짠. 이번에도 못 기다리고 충무로로 온 사람. 
남자친구가 급 야근을 하는 바람에 내가 혼자 갔는데 가면서도 200장 너무 무거우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저렇게 한 손으로 거뜬하게 들리는 무게니 걱정 마시길. 
지금 보니 1.5kg 이군. 

3. 후작업-무광 은박

기대하던 은박. 너어어-무 만족 스럽다. 그냥 글씨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조잡한 셀프 청첩장을 확 살려줌. 언뜻 보면 은색, 빛을 비추면 느낌이 달라진다. 완전 만족. 

참고로, 박 입히는 위치는 네모 박스로 지정하는데, 글자수가 많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지정 박스가 큭 수록 가격이 더 비싸다. 작은 박스를 글로 꽉 채워도, 적은 글씨를 띄엄 띄엄해서 박 입힐 위치를 넓히는 게 더 비싸다는 뜻. 

샘플 때는 은박을 안 넣어봐서 걱정이 좀 됐는데, 다행이다. 

4. 후작업- 오시

오시는 종이에 접는선(?)을 그어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쉽다. 
띤또렌또 250g이 두껍지 않기 때문에 오시만 해도 접는 게 수월하다 그냥 그대로 접으면 돼서, 200장 쯤이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하기 좋다. 단순 노동으로 업무 스트레스까지 풀림. 

문제는 (...) 아니 어떻게 200장 중에 딱 맞는게 하나도 없냐는 말이다. ㅠㅠㅠㅠ 
죄다 저렇게 차이가 있는데, 좀 미세하게 나는 게 있고 완전 차이큰게 있다. 
후작업을 하면 파지도 생기고, 인쇄 오류나 뭐 기타 등등으로 로스율이 좀 있다고는 했는데 처음에는 아 이런건 못쓰나 보다 했는데 죄다 이래서 결국 그냥 쓰기로 결정.. 

차라리 접지를 했으면 딱 맞게 접어 왔으려나 ;_ ; 너무 아쉽다. 

 

그래도, 그거 하나 빼고는 셀프 청첩장 제작 완전 만족 :) 

가격이 더 저렴했냐 하면 그건 아니다. 후작업 없는 엽서형으로 했다면 훨씬 저렴했겠지만, 후작업이 들어갈 수록 바른손 카드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내가 담고 싶은 내용만 담았고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이 사람과 왜 결혼하기로 했는가, 나는 결혼하기에 적절한 사람인가 등 휘몰아 치는 준비 과정 속에서 생각할 일이 없는 것들을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 

다른 사람 청첩장에서는 보지도 않던 모시는 글을 쓰고 또 고쳐 쓰면서 (남들도 안 볼걸 알지만)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내 친구들과 회사 분들에게는 반 투명 봉투에, 어른들이 돌리실 청첩장은 평범한 (청첩장은 정말 평범한게 최고인듯)
종이 봉투로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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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 트레이싱 종이 카드 엽서 청첩장 봉투 트레싱지 : 제이든앤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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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 봉투, 종이 봉투 모두 여기서 구입. 배송도 빠르고 상담도 친절하다.
내 청첩장이 보통 보다 좀 작아서 봉투 사이즈가 애매했는데, 여기 S 사이즈가 딱이었다. 

200*150 청첩장 만드시는 신부님들 있으면 참고 하시길 :D

 

다.. 단순 작업 좋아했구나. 
청첩장 접고, 넣고, 스티커 붙이는 게 정말 힐링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청첩장 공장 가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