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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룸넘버13/열정과 피곤사이

#、보고 쓰다

by 꽃띠 2017. 3. 1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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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토요일. 연극을 보기위해 대학로에 갔다.

 

룸넘버 13은, 대전 공연이 있을 때에도 가려고 별렀지만 결국은 못 본 연극.

마침 근처에 갈 일이 있었고 시간도 적당하여 기대를 안고 극장을 찾았다.

 

 

*

10년만에 정권을 되찾은 여당 의원, 아리따운 야당 비서가 호텔 13호에서 은밀한 만남을 즐기고 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창가에 있는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두 사람의 사이가 발각될까 신고를 할 수 없던 의원은 시체를 숨기기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돌발 상황이 반복되면서 일은 계속 커지기만 하는데...

*

 

 

 

 

 

 

▶ Like

 

연극의 묘미는 눈앞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 무대를 넓게 쓰는 (하도 뛰어다니느라) 진행이라

정말 '생생한 연극'을 봤다는 느낌.

잔잔한 내용 전혀없이 시작부터 끝까지 몰아치기 때문에 '억지 감동'을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딱 좋은 내용.

연기력 '구멍'이 없음.

 

이건, 정말 개인차일텐데 .. 개인적으로는 박장대소할 만한 장면은 없었고 쉬지않고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재미는 있는데.. 음.. 뭐랄까 .. '한방'은 없지만 계속 쉬지않고 웃겨주는 연극.

 

 

▶ Bad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몰아쳐서 피곤함. 돌발 상황은 겹쳐가고, '넌씨눈' 캐릭터들만 등장하는 탓에 일은 계속 꼬이고 꼬이는데 도대체 숨구멍이 없다.

지배인과 웨이터가 벌컥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도 중반이 지나자 짜증이 나기 시작.

이 사람들, 노크도 얌전하게 안한다. -ㅅ-

노크 할 때도 깜짝, 문 벌컥 열고 들어올 때도 깜짝.

 

불륜녀의 남편은 또 왜이렇게 시종일관 소리소리를 지르는지!

사실 연극을 보고 나서 '피곤하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먼저 들었다.

'넌씨눈'과 '분노조절 장애' 환자들의 대결같달까.

답답해 죽는줄.

 

 

 

 

 

남자 주인공 '리차드'역의 김경호 님. (왼쪽에서 세번째.)

 

▶ Best

 

이 연극의 주인공, 여당의원 역의 배우가 이 연극의 Best인듯.

낮게 깔리는 목소리, 뽀얀 피부, 통통하고 짧은 몸매까지 현실감이 뚝뚝 떨어진다.

너도나도 흥분하느라 바쁜 등장인물들 속에서 차분할땐 차분할줄 아는 인물이기도 하고.

 

물론, 연극속 사건의 발단이기도 하지만,

내가 본 연극 중에서 가장 캐스팅이 잘 된 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사실, 연극의 중반부가 지날 때 쯤에는 지루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건을 풀 열쇠는 도통 보이질 않고

같은 개그 코드 (시체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갑자기 들이 닥치면서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오해는 커져가는)가 반복되는데 중간중간 이사람 저사람 문 부서져라 노크해대고, 소리지르고, 뛰어다니고...

 

지루해...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절로 입밖으로 나왔다.

(아마 개그 코드가 나랑 잘 안맞는 연극이었던듯)

개인적으로, 동성애 코드를 넣어서 하는 개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연극에서도 여러 오해중 하나가, 동성애 코드인데- 너무 1차원적이라.. 별로.

 

하지만 극을 절반이상 이끌어가는 주인공 (리차드-의원, 조지-비서)들이 셔츠가 젖을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고

아, 정말 힘들겠다. 싶었기에 혹평은 못하겠더라.

 

나랑 개그코드가 안맞을 뿐, (다른 관객들은 빵빵 터지더라) 나름 볼만한 연극인 걸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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