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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훗가이도] 지옥에 가다

#、방황의 추억

by 꽃띠 2015. 3.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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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은 산 등성이에서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피어 오르는 연기.

후끈한 땅의 기운. 매케한 냄새.

 

말 그대로 지옥 이었다. 아니, '지옥이 있다면 이렇게 생겼겠지' 싶었다.

 

 

 

 

 

 

 

 

 

하긴, 6월 훗가이도의 맹렬한 태양이 아니었다면

돌아다니기 훨씬 수월했을 테니, 아마 정말 지옥에서 듣는다면 웃을 수도 있겠다.

 

 

고작 그 정도가 지옥이라고?   라면서.

 

 

 

 

 

 

 

하지만, 조용하던 물이 금방이라도 솟구칠 것 처럼 거칠게 '부글부글' 거리고

뿌연 수증기가 얼굴을 확 덮쳤을 때

 

정말 가슴이 철렁 했다.

 

 

여기서 데어죽는 거 아냐?

싶어서 (...)

 

 

 

 

 

 

위험한 곳은 다 막아져 있고,

걷는 길 옆 손을 뻗어 마음만 먹으면 닿을 듯 한 물도 졸졸 흐르고 있었는데

 

연기가 안나도 절대 만지면 안된단다.

만만해 보이지만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운 물이라고.

 

 

산 너머엔 제법 나무들이 푸르른데

지척의 땅들은 헐벗어 있다.

유황이 함유된 물이 흐르다 보니 노랗고, 회색이다.

 

 

머리 위 햇빛은 맹렬하고, 땅의 기운은 후끈하고

유황 냄새는 찌릿해서

잠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 초보자를 위한 '지옥 입문' 단계인가

라고 잠깐 생각했다.

 

 

 

 

 

 

하지만 아래에 내려와서 마신 커피 우유는

천국의 맛.

지옥에서 천국을 맛봤다.

훗가이도 우유&커피는 역시 짱.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

이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도 .. 기억이 없네 ㅠㅠ 아쉽다.

 

 

 

@2014년 6월 훗가이도 어느 '지옥 온천'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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