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교토] 조용한 시골마을 우지

#、방황의 추억

by 꽃띠 2011. 12. 16. 22:38

본문



오사카에 도착한 시간은 1시. 호텔 체크인까진 1시간이 남았다. 무거운 짐을 일단 호텔에 맡기고 카메라만 들고 교토로 달려갔다. 처음 찾아간 곳은 우지.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가량 달려서간 우지역은 아담했다.


듣던대로 우지는 조용한 시골마을이었다.
지나가는 차가 얼마 없어인지 빗물에 불어난 우지천이 흐르는 소리가 더 힘차게 들렸다.



일본 스러운 골목. 그리고 참 보기 좋았던 커플. 한국에서부터 따라왔던 눅눅한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보됴인이라는 사찰을 가기위해 찾아온 곳이지만 목적지는 아니었다.
이번 여행에서 계획했던곳 어디든 가도그만 안가도 그만이다.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하고픈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냥 천천히 동네 구경을 실컷하며 걸었다.


우지공원으로 가는 다리. 일본인에게 주황색은 무슨 의미일까?
사찰이나 신사는 온통 이 색으로 칠하던데..처음 보고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 의미를 모르겠다.
이 다리를 건너면 우지 공원이고 그 뒤를 돌아가면 보됴인이랬는데 .. 공원에서 길을 잃었다.
할수없이 지나가는 할머니께 더듬더듬 길을 물었다.
보됴인을 찾는다고 말하는데 보됴인 발음이 이상한가보다. 한국어로 보됴인인데 일본어로는 뭔가 난감해 하는데 눈치로 알아들은 할머니들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더니 들고있던 지도까지 주신다.
감사...


어렵게 찾아간 입구에서 간사이패스(일본 외국인 여행객용 교통패스)를 보여주고 받은 기념품.
엽서 같은데 .. 차라리 보됴인 사진이면 나았을껄.




이런 갑자기 비가온다. 아무리 내가 비오는날 일본정원 구경하는걸 좋아한다지만 .. 힘들게 찾아온 여행자에게 이순간 비는 별로 반갑지 않았다. 다행히 가볍게 톡톡 떨어지는 비라서 등나무 아래 잠시 앉아있다 일어나니 그쳤다. 하늘은 어두웠지만 빗방울은 확실이 약해졌다.


일본 십엔짜리에 나온다는 보됴인. 저 안에는 돈을 더 내고 일정 정원이 모여지면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데 .. 이렇게 멀리서 보는게 더 이쁜것 같다.


옆에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나도 설명이나 들어볼까 하고 슬쩍 다가갔는데 중국인 관광객이다 ..
흠흠. 기념사진이나 찍을까 두리번 거리다 중년 부부가 보이길래 기념사진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허락. 덕분에 사진 잘찍고 두리번 거리는데 잠시뒤 다시 나한테 오더니 손짓을 한다.
'사람이 안나오는 곳을 찾았으니 사진을 다시 찍어주겠다'는 것.


처음 찍었을때 뒤에 다른 관광객들이 거슬렸나보다. 나를 불러서 데려오더니 이곳에 있으라 고 하곤 자신은 나무사이로 들어간다. 어렵게 한장 찰칵. 정말 고마운 사람들.

보됴인에서 만난 고마운 일본인 부부.

 

사진을 확인하더니 만족스런 얼굴로 사라진다. 고마운 마음에 뒷모습 한장. 감사합니다!


보됴인은 아기자기한 정원은 없었지만 천천히 산책하듯 둘러볼만 한 곳이었다.
옆에 박물관도 있었는데 한국어 설명이 없어서 통 알아볼 수가 없었다. 영어를 독해하다 보니 슬슬 짜증이나서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한국에서 못한 단풍구경을 일본에서 하는구나!


돌아오는 길에 먹은 말차 아이스크림. 부드럽고 맛있었다. 나야 녹차 아이스크림을 워낙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풀맛이 난다던데 이건 적당히 달고 많이 부드러워서 녹차 아이스크림을 싫어하는 사람도 잘 먹을듯. 과자까지 맛있었다!
원래는 지하철을 타고 게이샤의 추억에 나왔다던 신사에 가려고 했으나 벌써 시간이 4시. 
4시면 신사가 문을 닫고있을 시간이었다. 한국처럼 생각했다간 아무데도 못간다. 가게든 관광지든 참 일찍 문을 닫는 일본. 아쉽지만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가기로했다. 좀 빨리 빨리 움직일껄 그랬나 ..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스크림이 맛있어서 아쉬움도 금새 녹아버렸다.
뭐 어때. 나야 어짜피 시간많은 여행자인걸. 이번 여행의 목표. 마음 비우기. 조급해하지 말아야지.
한국을 떠나던 새벽의 쓸쓸함이 벌써 아련해지고 있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