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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제주] 진짜 맛집은 의외의 곳에

#、방황의 추억

by 꽃띠 2019. 10. 1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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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글쓰기는 습관이다. 3000자쯤 거뜬히 쓰던 때도 있었는데, 왜 요즘 이렇게 글쓰기가 힘들까.

싸이월드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디지털로 저장된 내 추억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것인지 새삼 깨달았지만

그래도 문득 꺼내 보기에 또 이만한 것이 없지.

티스토리는 오래도록 건재하길.

 

 

혼자 제주도에 다녀왔다. 무려 5박 6일 야심찬 일정.

9월 마지막주 설레이는 마음으로 난 제주로 떠났고 태풍도 날 따라왔다. ^_ㅠ (또륵)

 

 

 

덕분에 이번 여행은 제주도 동네 주민처럼 즐겼다.

태풍 때문에 못한 것도 있지만, 더 여유롭게 쉬엄쉬엄 다녔다. (강제 여유)

사실 그때는 아쉬운것도 많았는데 돌아보니 그 또한 좋았다.

이번 여행기는, 시간 순서와 상관없이 내 감상을 남겨보려한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곤란한 것 중 하나는 맛집인데, 사실 뭐 매 끼니마다 거하게 먹고야 말겠다!라는것도 아니고

아무리 맛집이어도 줄서는거 별로 안좋아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행은 먹는 재미인데.. 가고싶던 맛집에 들어가기 눈치가 보이거나 1인분은 안팔 때 참 속상하다.

혼자 여행의 단점이라면 단점.

이번 여행에서는 그래도 먹을건 좀 많이 먹은 편인데, 여행 첫째날과 둘째날은 동행(동생)이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고 1인분은 안팔겠지 - 싶은 곳은 아예 안가는 혼자 여행 경험치 덕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난 온라인에서 유명한 맛집은 잘 믿지 않는 편인데, 여행지에서 풍경 좋은 곳에서 먹는 음식이 뭔들 맛있지 않겠으며

끽해야 여행가서 한끼 먹어 보고 '이집 맛집' 이라고 하는게 진정성이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해서다.

또 '여기 핫 하대'라고 올라오면 또 너도 나도 거기 인증샷을 찍어 올리니까 검색에 걸리는 곳은 사실 비슷비슷.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곳에 가면 사실 그나마 믿을 곳은 인터넷이기 때문에 일단 검색을 하고

올리는 사람의 '진정성'을 면밀히 살피는 편이다. (블로거 부심)

 

사진은 인터넷에서도 유명한 맛집 하하호호버거 월정점인데 내가 갔을 때 웨이팅은 없었으나 단체 손님이 있던 탓에

음식을 정말 엄청 오래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기다리면서 냄새만 잔뜩 맡았는데 맛이 없을 수 있나.

칠리소스가 올라간 감자튀김 짱맛. 청귤 에이드도 짱짱맛.

하지만 메뉴 이름에 비해 그닥 제주스러움이 없는 버거맛. 어디서나 먹을 수 있을 법한 수제버거다.

이건 하하호호버거 단점이 아니라 모든 수제버거의 단점인데, 저걸 다 무너뜨려서 썰어 먹다보면

비주얼도 영.. 맛도 뭐. 빵+고기+소스 맛이지.

제주 스러운 음식을 먹고 자 하면 비추. 하지만 내가 정말 맛있게 먹은 맛집 현지인 아저씨가 하하호호버거를

맛집으로 꼽으신거 보면 (그 분이 말한 곳은 우도점)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하지만 진짜 맛집은 언제나 우연히 찾게 되더라.

둘째날 아침, 원래 가려던 집이 문을 닫아서 급하게 찾아간 곳. 처음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고 도로가에 덩그러니 있길래

사실 '아 잘못 찾아왔구나' 했는데 왠걸. 여기 진짜 맛집이다.

가게 이름은 선라이즈 135. 해물라면과 문어덮밥을 시켰는데, 문어 덮밥은 매콤달콤해 맛있었고

별 기대없이 그냥 얼큰한게 땡겨서 시킨 해물라면은 밥까지 말아 먹었다.

문어나 해산물은 아저씨가 직접 잡아 오신댔고 해물라면은 육수까지 직접 내신단다. 그냥 신라면에 해물만 넣는게 아니었다. 면도 생면. 게다가 딱새우, 게를 따로 다시 가져가 발라다 주시기 까지.

혼밥하기도 너무 좋은 식당.

이 날 여기서 해물라면을 너무 맛있게 먹어 다음날 이호테우 해변에서 아침으로 해물라면을 또 먹었는데,

(사실 이호테우 해변 아침 먹을 만한 곳이 마땅하게 없어서 먹은거긴 하지만)

그냥 시중에 파는 라면에 해물만 넣은 .. 통통한 오징어 한조각이 머쓱한 라면이었다.

선라이즈 135에서 먹은 라면이 어찌나 그립던지.

 

 

카페 캄머도 별기대 없이 갔다가 흡족하게 나온 맛집인데, 갑자기 파스타가 땡겨서 폭풍 검색으로 찾아낸 곳이다.

여기도 위치는 좀 쌩뚱 맞은데, 주변에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라고 내가 정말 만족한 숙소도 있고, 유명한 카페도 멀지 않다. 다음에 또 제주도에 가도 이 동네에 묵을 예정.

카페 캄머 시그니쳐 메뉴라는 흑돼지 라구 파스타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었더니

다음날까지 좀 느끼해서 고생은 했다.

 

하지만 진짜 진짜 맛있는 파스타. 양도 많음. 특히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면 초콜릿을 서비스로 준다길래 올렸는데

아니 서비스로 나온 초콜릿이 이렇게 맛있을일..?

활엽수 게스트 하우스에서 차로 1분 거리라 다음날 꼭 다시 오리라 다짐했지만 못갔다 ㅠㅠ

 

동생한테 사진을 보여주며 '해산물이 가득한 홍합 껍데기만 있는 파스타와 달라 여긴 찐이야' 라며 호들갑을 떨었더니

'라구 파스타가 원래 그래' 라고 했지만 (라구 파스타가 원래 이래? 몰랐네)

고기도 듬뿍, 진한 소스에 뭔가 옛날 파스타같은 맛이 난 참 좋았다. 커피도 맛있었고.

 

다음 여행때 꼭 꼭 또 가야지. 여기도 혼밥하기 좋았다.

 

 

 

 

아, 오랜만에 포스팅이라 야무지게 쓰고 싶었는데 잠이 온다.

제주 여행, 맛집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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