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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본태뮤지엄

#、느끼고 쓰다/#、박물관 투어

by 꽃띠 2017. 10.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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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투어 # 제주 본태뮤지엄

 

박물관과 미술관 그 중간의 공간 본태뮤지엄

1박2일 짧게 제주에 갈 일정이 있었는데 관광 시간이 길지도 않고

다른데는 못가도 여기는 꼭 가보고 싶어서 차를 몰았다.

결과적으로,

백점 만점에 백점!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소장품도 소장품이지만, 건축가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1관과 2관 사이에 공간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잔잔한듯 무너지는 듯 고여있는 물이 졸졸졸 소리를 내지 않았음에도

마치 음악이 들리는 느낌 :)

 

시멘트 건물이 어떻게 이렇게 따뜻한 느낌이 들 수 있는지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진 건물 자체가 작품이었다.

 

 

1관 입장전에 내려다 본 풍경.

내가 본태뮤지엄을 방문했을 때는 10월 둘째주였는데

안도다다오 건물은 사계절이 다 느낌이 다르고 새롭다더니

그만큼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듯 하다.

10월의 제주. 딱 좋은 하늘 딱 좋은 바람이 어우려져 어딜보나 그림이었다.

내가 방문하기 며칠전까지 비가 왔다던데

다행히 이때는 맑았고 며칠 비가온 다음이어서 그런지 하늘이 정말 맑았다.

 

 

 

1관을 돌아보고 나오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메뉴가 특별하지는 않고

심지어 판매하는 와플은 매우 빈약해 보였는데

그러면 어떤가 뷰가 이렇게 끝내주는데!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이 눈으로 본 감동을 도저히 담아내질 못하더라

(소심한 모자이크)

 

저 데크위에 의자와 테이블은 카페용은 아닌것 같고

좀더 위쪽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시간이 부족해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지 못했는데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해서

한량처럼 이 곳에서만 시간을 보내야겠다 다짐하며 돌아섰다.

 

 

 

다섯개의 전시관중에 단 두개의 작품으로 다른 전시관에 뒤지지 않는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쿠사마 야요이 전시관

작가의 이름은 몰라도 저 땡땡이 호박을 보면 아마 누구나

'아, 그 사람' 할 것 이다.

나도 이곳저곳에서 작품의 사진을 본적은 있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어서

호박 하나 덩그러니 놓인 모습만봐도 신기했는데

안내요원분께서 문을 열어주셔서 들어간 곳에서 정말 감탄 또 감탄

(이런 공간이 있는줄 모르고 가서 더 놀란것도 있지만)

문을 닫으면 마치 내가 우주의 한 가운데 있는 기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혼자 들어가면 살짝 무서울듯도 하지만..

우리 뒤에 어느 관람객은

커플끼리 와서 남자는 금세 나오고 여자는 한참 셀카타임을 즐기는것 같더라 :p

 

안내요원분께서 다음 사람이 오면 노크를 하고 물을 열어준다.

시간이 정해져있는건 아닌것 같고

뒤에 다음 관람객이 오면 적당한 시간 뒤에 나오도록 하는듯.

뒤에 사람이 밀려있지 않으면 좀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것 같다.

둥둥 떠있는 듯도 하고 훨훨 날아갈것 도 같았던 공간.

어딘가로 쓱 빨려들어갈 듯, 알 수 없는 것들 사이를 부유하고 있는 느낌.

환상속에 있는 것 같다는 진부한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건 상설전시인지는 모르겠고,

장례에 쓰이는 가마와 꼭두인형들을 모아둔 전시 공간이었는데

나는 이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 장례문화중에도 목각 인형을 같이 묻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저승으로 이끄는 사람, 망자가 저승가는길이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광대, 악사

망자가 현승에서 이루었거나 이루고 싶었던 모습을 한 것들 등

그렇게 다양한 목각 인형을 묻었다는 것도 신선했다.

 

게다가 꽃가마에는 신분의 귀천이 없었다는데

그 이유는 망자가 생전에 어떤 계급이었든

상주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사람이기 때문이란다.

아, 이렇게 멋진 일이라니!

 

 

 

시간이 없어서 두어시간 돌아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전시도 좋았고 소장품들도 하나하나 좋았고

무엇보다 제주의 풍경속에 녹아든 안도 다다오의 건물이 좋았다.

 꼭 다시 가고픈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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