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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하기싫다.

#、그냥 쓰다

by 꽃띠 2017. 9. 2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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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휴일을 앞둔 밤. 폭풍같은 일주일이 지나갔고 이제 남은건 휴일 뿐인데도

어째, 마음이 좋지 않다.

해야할일은 산더미 인데 도통 아무것도 되질 않고 졸린데 잠은 자기 싫어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서른 한살.

바람도 좋고 하늘도 예쁜 좋은 계절.

나는 지금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 못한다, 안한다 그 차이는 묻어 두기로 하고 (흠흠)

연애하고 싶은데 연애하고 싶지 않다. 혼자 지내고 싶은데 혼자인게 싫다.

어쩌면 평생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인생의 난제.

 

연애를 할 때 드는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싫다.

나도, 상대도 이롭지 않게 하는 에너지. 내 오감을 다 그에게 열어두어야 하고 세시간도 삼분으로 만들어 버리는 연애가 싫다.

난 해야할일이 많은 사람이고, 연애가 아니어도 피곤한 일 투성인데

괜히 연애에 시간과 정성을 쏟는 것이 멍청하게 느껴졌다.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한시간만에 온 카톡에 일분만에 답장하는 내가 싫고

주말마다 그와 함께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것도 싫다. 정작 그 사람은 주말에 다른 약속을 잡고 있는줄도 모르고

이번주엔 뭘 하지, 어딜가지 생각하고 있다가 울컥 화를 내는 내 스스로가 싫었다.

 

피곤했겠지만, 이런 내가 피곤하게 느껴졌겠지만 나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 목줄을 꽉 잡고 있는게 아니다.

행복한줄 알았던 시간은 손에 꽉 쥔 모래알 처럼 빠져 나가고

뜨거웠던 시간은 거짓말 처럼 미지근해 진다.

차라리 꽁꽁 얼 만큼 차가워지면 좋으련만 서른이 넘고보니 그렇게 뜨거울 것도 그렇게 차가울 것도 없더라.

체온보다 살짝 낮은 정도의 온도. 온기가 느껴질듯 말듯한 딱 그정도.

 

연애하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연애하지 않아도 외롭지 않을 수 있을까. 연애해도 외로운데, 왜 연애하지 않고 있으면 이렇게 늘 새삼

나만 외로운 느낌이 드는 걸까.

연애, 하기 싫다.

혼자서 온전한 인간으로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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