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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나쁜 남자' (손발 주의)

#、愛

by 꽃띠 2015. 3. 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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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블로깅을 하지 않았더니 여지없이 뚝뚝 추락하는 방문객 수.

방문객에 연연하지 않고 지극히 개인 만족감으로 하고있는 블로그지만 그래도 너무 없으니 속상한......

하지만 이 게으름 탓인 것을 누구 원망을 하리오ㅠㅠ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많은 이의 마음을 '토닥토닥' 해줄 수 있는 글.

그런데 글이라는게 어떤 때는 감당할 수 없게 봇물 터지듯 쏟아지다가도 어떤 때는 단 한자도 쓸 수 없기도 하다.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지 않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 (...)

 

 

 

하여튼, 포스팅은 하지 않았지만 간간 들어와서 내 블로그를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옛날부터 생각했던 이상한 점 하나.

내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주 검색되는 단어는 '사랑이 무서워'다.

 

2년 전쯤 분노의 포스팅을 했던 영화 '사랑이 무서워'(◀보러가기 :)) 때문에 유입이 제법 있는데, 이 영화가 인기있는 명화도 아니고

왜 일까, 늘 궁금했다.

 

그러다 문득 오늘 든 생각!

 

영화 때문이 아니라 정말 사랑이 무섭기 때문 아닐까?

(그렇다고 검색창에 정말 '사랑이 무서워'라고 쳐 본 당신은 용자-_-)b 솔직한 그대)

 

 

그래서 갑자기 하게 된

 

내가 만난 최악의 남자 포스팅.

 

제발, 혹여나 '사랑이 무서워'서 이 글을 찾아낸 누군가가 있다면, 나를 거울 삼아 나쁜남자와 ㅂㅅ을 구분하여

상처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부끄러운 고백을 한다.

 

하아, 잠깐 글 쓰기 전에 나 한숨부터 쉬고 (.....)

아, 그리고 난 착한 블로거니까 미리 경고(!)   손발 주의 담배2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배우 류승용

 

 

1. 날 믿지마 … 난 나쁜 남자야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요즘 말로 '썸' 좀 타던 오빠가 있었는데 이미 지역 모 대학 문예창작학과 수시에 합격한, 등단한 시인 이었다. 뭐 거창한 문학상을 받은 것은 아니니 '등단' 혹은 '시인'이라고 부르기는 뭐 했지만 어쨌든 상 받고 대학교를 갔으니 제법 시를 끄적이긴 했나보다. 

평소 대화때는 잘 그러지 않는데 문자를 할 때나 싸울 때면 어찌나 감성적이 되시는지, 내가 문학하는 남자는 애인감이 아니다 고 생각하게 만든 장본인 되시겠다.

( 혹여 이 글을 읽은 문학하는 남자들께 사과 드린다. 문학하는 남자가 다 이렇지는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랬다.)

 

그의 패턴은 늘 같았다.

 

한참 두런두런 잘 얘기하고 있다가도, 뭔가 자기 기분에 '아니다' 싶으면

"가! 내 눈앞에서 사라져!!" 라고 했다.

한두번은 "왜그래, 기분 상했어?"라고 했지만 그는 단호박.

"그만 가줘. 나 혼자있고 싶어."

기분이 좀 상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서면 여지없이 달려와 나를 잡으며 날리는 한마디.

 

"가지마. 니가없는 나는 외로워."

 

 

 

 

 

 

 

 

 

..... ;ㅓㅎ;'ㅣㅏㅀㄴ일홈[이ㅑ롷ㅁ'ㅇ리홈['ㅣ라ㅗㅊ푸ㅠ  니가 가라매 이색히야.

분노2

 

 

 

 

심지어 눈물이 그렁그렁 하기도 하셨으니, 지금 생각하면 문창과가 아니라 연영과를 가셨어야 했다.

 

그 당시엔 어린 마음에 그게 멋져 보였냐고?

그럴리가 있나.

머리가 쭈뼛 서고 '뭐 이런게 다있나'고 생각했었다. 한마디로 재수없었다.

하지만 그 꼴을 한두번 본게 아닌걸로 보아 나는 아마 한두번 그런 꼴을 보고도 또 그다음에 그를 다시 봤었나 보다.

 

그의 허세의 절정은 '암 발병 설'에서 극에 달했는데

특히나 우리가 싸울 때나, 본인이 불리하다 싶을 때 "나 암 환자야"라는 말을 했었다.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할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심-> 암은 유전-> 아버지 암 안걸림-> 본인이 걸릴 확률이 높아짐 -> 나 암환자

 

 

병원 진단을 받아 보지도 않았다. 저 이유로 본인은 암 환자임을 확신한다는 그는 지금이 아니더라고 40 이전에는 꼭 발병할 것이며

너무도 확실한 사실이기에 자신은 지금부터 암 환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확신인지 .. 허세인지.. 모르지만)

 

 

그의스스로 '나쁜남자'임을 주장할 때도 많았다.

 

이 여자랑 밥먹고 저 여자랑 영화 보고 이런 일이 자주 있었던 그 남자는 내가 그 일로 불쾌감을 표시하면 "나는 나쁜 남자야"라고 말 했었다. 본인은 한 여자한테 정착할 수 없는 본능이 있다나 뭐라나...

물론,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꼬치꼬치 캐 묻거나 그런 사실을 달리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데  

그는 늘 스스로 "나 누구랑 밥 먹었어" 등을 고백(?)한 뒤 "그 여자의 눈빛이 쓸쓸해서 함께 있어주고 싶었다" 든지 "그 소녀의 동생이 자폐증 환자라 내가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도저히 그 허세를 참을 수 없어 연락을 끊고 나자 '두시 ㅂㅅ' 짓이 시작됐는데

전화는 안받으면 그만이지만 문자까지 막지 못하고 읽어 버렸다.

존대말로 쏟아지는 .... 그 .. 문자들을....              아아.. 아멘.

 

 

 

이쯤에서 분명히 말해 두자면 내가 예로드는 말들은 절대 희미한 기억에 의존해 재창조한 말이 아닌 그의 입에서 나온 확실한 말들임을 밝힌다. 너무도 ㅂㅅ같아서 소설쓰는것 같겠지만, 희미한 말들은 아예 예로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예로 든 일화들 외에도 수도없이 많다는 뜻..

 

 

그는 스스로 '나쁜 남자'임을 늘 상기시켰으며, 본인의 행동을 나쁜남자 혹은 환자로 왔다갔다 정당화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쁜남자&환자가 아니라 그냥 환자 였던듯...

 

 

모든 에피소드를 적지도 못했는데 포스팅이 너무 길어졌다.  그리고 기억 속 깊은 곳에 묻어뒀던 기억들을 억지로 흔들어 깨웠더니 속이 좋지 못하다. . .  하아.

 

오늘 밤 이불속 하이킥 좀 해야할 듯.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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